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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2장. 리니지와 슬라임 경주, 가상의 도박장에서의 쾌감Essay 2025. 8. 8. 06:59
중학교 2학년이 되자, 나는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였다.
그곳은 현실과는 달리 눈앞에 펼쳐진 그래픽과 사운드가 온몸을 감싸는 MMORPG였다.
그 이름은 ‘리니지’.
처음에는 단순히 캐릭터를 키우고 사냥하는 재미에 빠졌지만, 어느새 나는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세계에 빠져들었다.
▣ 슬라임 경주와 개 경주
리니지 안에는 슬라임 경주와 개 경주라는 이벤트가 있었다.
말 그대로 ‘경마’나 ‘경주’를 흉내 낸 게임 내 미니 도박 시스템이었다.
게임 머니인 ‘아데나’를 걸고 경주 결과에 배팅을 하는 방식이었다.
친구들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누가 이길지 맞추고, 돈을 따거나 잃었다.
게임 속 돈이었지만, 그것이 내게는 현실의 돈과 다름없었다.
수만 수십만의 아데나가 오가며, 긴장감과 쾌감이 현실감을 몰고 왔다.
▣ 중독의 시작
처음에는 그냥 재미였다.
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었고, 소소한 도전이었다.
하지만 점점 경주에 걸 아데나를 벌기 위해 게임에 시간을 더 많이 쓰게 되었다.
이기면 짜릿했고, 지면 더 크게 걸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.
게임 머니를 모으기 위해 평소보다 더 오래 사냥했고, 미니게임에 빠져드는 시간이 늘었다.
그때 나는 몰랐다.
이 작은 중독이 내 도박 인생의 두 번째 장을 여는 신호탄이라는 것을.
▣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
게임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졌다.
게임 머니는 가상 화폐였지만, 그 가치를 내 시간과 감정으로 환산하게 되었다.
돈을 잃는 기분과 이기는 기쁨이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.
이것이 단순한 게임이라면 좋았을 텐데,
내 마음 한 켠에는 도박의 유혹이 계속 자라나고 있었다.
▣ 도박꾼의 길에 접어들다
슬라임 경주와 개 경주에 빠져 지내던 그 시절,
나는 이미 ‘도박꾼’의 길 위에 서 있었다.
다음 장 예고
고등학교 1학년, 또 다른 세계가 나를 기다렸다.
당구장이라는 현실 공간에서 벌어지는 내기와 돈이 오가는 도박판.
그곳에서 나는 더 깊은 도박의 늪으로 빠져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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