Essa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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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에필로그. 나는 오늘도, 도박을 하지 않는다.Essay 2025. 8. 10. 05:31
한때 내 삶은 도박으로 가득했다.판치기, 온라인 게임 경주, 당구 내기, 선물옵션, 스포츠 토토, 복권…수십 년 동안 나는 끊임없이 '배팅'했고,그만큼 많이 잃었다.잃은 건 돈만이 아니었다.자존심, 인간관계, 시간,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까지조금씩 조금씩 무너져갔다.하지만 지금 나는,그 모든 과거를 직시하고, 말할 수 있다.나는 오늘도, 도박하지 않는다.그것이 내 인생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. ▣ ‘도박에 미친 자’는 사라지지 않는다내 안의 도박 본능,그 미친 자의 영혼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.그는 지금도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.슬그머니 나타나서,“이번 한 번만”이라고 속삭인다.하지만 나는 안다.그 한 번이 또 다른 지옥의 문을 연다는 걸.그래서 나는 오늘도‘한 번만’의 유혹을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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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7장. 도박 없는 삶을 위하여Essay 2025. 8. 10. 05:31
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“도박을 안 하면, 나는 누굴까?”어릴 적부터 끊임없이 도박과 내기를 해왔고,그게 곧 나의 성격이자 습관이며, 삶의 일부처럼 느껴졌다.하지만 도박 없이 살아보니 나는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. ▣ 일상으로의 회복처음엔 허전했다.주말마다 오르락내리락하던 심장 박동, 결과 발표 직전의 떨림,그 모든 감정들이 사라지자 삶이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다.그러나 그 밋밋함 속에서 나는 ‘평온’을 배웠다.정기적인 생활, 꾸준한 취미, 가족과의 식사, 돈 걱정 없는 일상.그 당연한 것들이 사실은 도박을 멀리함으로써 얻은 ‘보상’이었다. ▣ 유혹과의 거리두기지금도 유혹은 사라지지 않는다.뉴스에서 대박 난 복권 당첨 소식을 보면문득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.스포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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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6장. 도박과의 싸움, 그리고 희망의 씨앗Essay 2025. 8. 10. 05:08
도박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싸움은 쉽지 않았다.매 순간 유혹이 찾아왔고,과거의 기억들이 나를 괴롭혔다.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. ▣ 환경을 바꾸다내가 먼저 한 일은 ‘먹이감’을 차단하는 것이었다.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는 앱을 설치하고,모든 배팅 계좌를 폐쇄했다.가족과 함께 돈 사용을 철저히 감시했고,생활비와 용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했다. ▣ 계획대로 행동하기갑작스런 도박 충동이 밀려올 때마다,나는 미리 세운 계획대로 움직였다.복권 판매점을 지나칠 때도,예정된 일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잡았다.그 작은 습관들이 쌓여 큰 변화를 만들기 시작했다. ▣ 내면의 목소리와 마주하다도박의 유혹이 심할 때면, 나는 나 자신과 솔직하게 대화했다.왜 도박에 빠졌는지, 무엇을 채우려 했는지, 그 원인을 파헤쳤다.그 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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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5장. 미친 자의 영혼이 다시 깨어나다Essay 2025. 8. 10. 05:05
몇 년간 조용했던 도박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.미친 자의 영혼이 잠시 잠들어 있었을 뿐,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.나는 스포츠 토토와 스피드 복권이라는 새로운 유혹 앞에 섰다. ▣ 다시 찾아온 유혹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.친구들이 스포츠 토토를 하며 소소한 재미를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.“한 번 해볼까?”라는 생각이 들었다.하지만 그 ‘한 번’은 오래가지 않았다.조금씩, 생활비 일부를 걸기 시작했고, 결국 무모한 배팅으로 이어졌다. ▣ 충동과 후회의 반복복권을 사러 가는 길, 갑작스러운 충동이 밀려왔다.‘이번에는 꼭 되겠지.’하지만 그 충동은 대부분 실망으로 끝났다.이기면 잠시 행복했지만,지면 더 큰 욕심이 생겼다.더 많은 돈을 걸고, 더 큰 위험을 택했다. ▣ 생활을 위협하는 도박생활비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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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4장. 성인의 도박, 월급과 대출을 건 선물옵션의 세계Essay 2025. 8. 10. 05:04
성인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,나는 더 큰 도박의 세계에 뛰어들었다.그저 동전 몇 개로 즐기던 어린 시절과는 달랐다.이제는 내 손에 쥔 ‘진짜 돈’을 걸어야 했다.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했다.친구들이 주식이나 선물옵션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,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.월급에서 조금씩 떼어 투자하기 시작했다. ▣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배팅투자라는 이름 아래 내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그 긴장감은어린 시절 동전을 쳤던 판치기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.손가락 끝이 저리도록 긴장했고,매일 시세를 확인하며 불안과 기대가 교차했다.처음에는 작은 이익도 맛보았지만,곧 예기치 못한 손실이 찾아왔다.처음엔 그것도 경험이라 생각했다. ▣ 빚으로 이어진 악순환하지만 점점 더 큰 금액을 걸게 되었다. 손실을 만회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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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3장. 당구대 위의 내기, 현실의 도박판에 뛰어들다Essay 2025. 8. 9. 06:59
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, 친구가 당구장을 데려갔다.처음에는 그저 놀러 가는 곳이었지만, 곧 나는 그곳이 또 다른 도박판임을 깨닫게 되었다. ▣ 당구 내기의 세계처음 당구를 배울 때는 친구들이 권한 대로 ‘게임비 내기’ 정도로 시작했다.작은 돈으로 시작했지만, 점점 내기 금액은 커져갔다.처음에는 긴장 반 설렘 반이었지만, 그 긴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중독으로 변했다.친구는 말했다.“지면서 배우는 거야.”그 말이 위로가 되면서도, 또 한편으로는 더 깊은 도박의 문을 열어주었다. ▣ 기술과 도박의 교차점점점 당구 실력이 늘어나면서, 나는 3구 당구도 배우게 되었다.더 어려운 기술이 필요했고, 그만큼 내기 금액도 높아졌다.당구 내기판에는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오갔다.내기가 내 실력을 시험하는 동시에 내 도박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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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2장. 리니지와 슬라임 경주, 가상의 도박장에서의 쾌감Essay 2025. 8. 8. 06:59
중학교 2학년이 되자, 나는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였다.그곳은 현실과는 달리 눈앞에 펼쳐진 그래픽과 사운드가 온몸을 감싸는 MMORPG였다.그 이름은 ‘리니지’.처음에는 단순히 캐릭터를 키우고 사냥하는 재미에 빠졌지만, 어느새 나는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세계에 빠져들었다. ▣ 슬라임 경주와 개 경주리니지 안에는 슬라임 경주와 개 경주라는 이벤트가 있었다.말 그대로 ‘경마’나 ‘경주’를 흉내 낸 게임 내 미니 도박 시스템이었다.게임 머니인 ‘아데나’를 걸고 경주 결과에 배팅을 하는 방식이었다.친구들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누가 이길지 맞추고, 돈을 따거나 잃었다.게임 속 돈이었지만, 그것이 내게는 현실의 돈과 다름없었다.수만 수십만의 아데나가 오가며, 긴장감과 쾌감이 현실감을 몰고 왔다. ▣ 중독의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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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도박중독 Essay] 1장. 판치기, 모든 것의 시작Essay 2025. 8. 7. 06:58
오늘의 날씨는 맑았다.햇살이 대문을 뚫고 들어와 마루바닥에 떨어졌다.엄마는 얼음을 갈고, 나는 수박맛 시럽을 기다렸다.빙수는 언제나 여름방학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 없는 종소리였다."엄마! 오늘 현섭이네 가는 날이야, 용돈 좀 줘.""그래, 삼천 원 줄게. 나갈 때 음료수 꼭 챙겨가고.""응! 고마워~"그때 나는 삼천 원이 꽤 많은 돈이라고 생각했다. 음료수 두 병을 사고도 남는 금액.하지만 오늘의 나는 이 삼천 원을 가지고 '돈의 재미'를 처음으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.그리고 그 재미가, 나를 삼켜버릴 괴물의 첫 발톱이라는 것도 몰랐다. ▣ 책 위의 동전과 손바닥현섭이네 집에서 우리는 동전을 한 움큼 모아 책 위에 올려놓았다.동전들이 쌓여있는 그 위에 손바닥을 얹고 한 번 툭 쳤다.동전들이 바닥으로 흩..